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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_김정운

by 윰브이 2024.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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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을 읽은건 이전에 읽던 '아웃풋독서법'에 한번 언급되었을 때 제목이 너무 끌려서였다.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니, 그 필요성을 말로 풀어내는 책은 어떤내용을 담고 있을 지 궁금해서였다. 

 

서문에 적힌 내용이 꽤나 충격적이 였는데, 본인이 하고 싶은일을 떠올리다가 생각나지 않아서 하기싫은게 뭘지 생각했을때 떠오른게 교수였고, 조금만 더 하면 정년이 보장되는 교수를 그 길로 때려치고 나와서 일본 유학길을 올랐다는 게 난 진짜 너무나도 쇼킹했다. (나도 갑자기 일본으로 떠나버리고 싶어지더라..) 

 

중간중간 나오는 살짝 중년 아저씨 스러운 저질스러운 유머들도 있었는데, 그런게 재밌으시다니 그냥 인정하고 넘어가는걸로..

 

 

 

P52. 친구와 함께 안락한 날만 보낸 사람은 갑자기 혼자가 되었을 때 외로움을 감당하지 못한다.
애초에 뭘 해야할 지를 모르니, 그저 단골 술집에 들러 좋아하는 술이나 안주가 나오면 기뻐하는, 발전없는 즐거움이 인생의 목적이 되버린다.
단골 술집에서 낯익은 사람들과 잡담을 나누다가 들어와 잠자리에 드는 인생이라면 고독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후회 없이 살았다는 생각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혼자가 되었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 여기에서 좋은 고독과 나쁜고독의 갈림길이 나뉜다.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단골 술집에서 좋아하는 술이나 안주에 기뻐하는 즐거움이 전부인 삶은 좀 슬프다.

그렇게 늙고 싶지 않다. 무섭기 까지 하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것도 좋긴 하지만, 그 안에서 나누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반복되는 일상이야기라면..

글쎄..그렇게 즐겁지 않은듯 하다. 그런 순간들도 물론 인생에서 필요하지만, 평상시에 깊은 사유와 나만의 시간을 갖지 않는다면 알맹이 없이 붕--뜬거 같은 느낌이 든달까. 그래서 요즘 부쩍 혼자 있고 싶었던 것 같다.

고독은 피해야 하는 불쌍한 순간이 아니라, 내 인생에 후회를 남기지 않게 하는 필수적인 시간이라 저자가 말하고 있는것 같아, 내가 이상한게 아니고 정상이였구나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안해진다. 

 

 

P71.독서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은 10년, 20년후 인간적인 매력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사람들 중에 대화할 때 '향기'가 나는 사람들이 있다. 향수를 뿌려서 나는 향기가 아니라, 인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한, 계속 가까이 하고 싶은 향기다. 그런 향기는 내면의 깊이에서부터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내면의 깊이는 독서의 유무가 아닐까. 나도 나중에 그렇게 끌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 기술
1. 눈 앞에 일에 집중한다. 2. 원서를 읽거나 번역을 해본다. 3. 독서에 몰입한다.

 

김정운 교수가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했던 세 가지 기술의 공통점은 '몰입'을 한다는 것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어 무언가에 몰입하게 되면, 내면의 무언가가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시간을 3~6개월 정도 가지게 되면 내가 집중하는 분야에 대해 점점 잘 알게 되고 전문성을 가지게 되는 게 아닐까. 그런 성장은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좋음을 선사한다.

나도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독서에 몰입하고, 글쓰기에 또는 어떤 관심사에 몰입해야겠다. 회사에서는 업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내가 하는 업무에 대한 지식을 쌓는 시간을 조금씩 쌓다보면 외로움 느낄 시간은 없지 않을까.

 

 

P83. 작품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성이나 경험치를 전부 가동하여 개인으로서 마주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혼자가 되어야 한다.
남들이 잘 모르는 음악에 확 꽂혔을 때와 같이 '나만이 음악을 알고있다'는 마니아적인 행복감과
미묘한 가사나 창법에 집중하면서 '이런부분에 집중하고 있는 건 나뿐이겠지'라는 만족감을 느껴야 한다.

 

 

 

전시회나 영화를 혼자 보게 되면 외로우면서도 뿌듯하고 하루를 꽉 채운것만 같은 느낌을 든다. 이건 저자가 말한것처럼 그날 하루를 '나만이 이런 독립영화를 즐긴다' 와 같은 마니아적인 행복감과, 작품에서 작가의 내면을 마주하면서 '이런작가의 내면이 표현된 부분을 알아채는건 나뿐이겠지' 라는 만족감을 느낀게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면 이런 만족감을 누군가와 같이 나누고 싶어지는데, 또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가게 되면 이런 감동은 또 줄어든다. 아이러니하다. 결국 혼자가 되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p120. 사실 방랑은 그 자체가 고독을 즐기는 기술이다. 마음이 한 곳에 머물면 상태는 악화된다. 
하지만 걸으면 주변의 풍경이 바뀌어 간다. 그런 흐름에 융화되면 마음도 흘러간다.

이것이 외롭고 우울하다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지 말아야 할 이유다.

이 말을 듣고, 트레킹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피톤치드를 마시며 계속 바뀌는 주변 풍경을 보면서 내 번뇌와 쓸데없는 생각들을 멀리멀리 흘러 보내는거다. 고여있다가 썩어서 우울증으로 변질되기 전에, 새로운 생각을 하기 위해 떠나보내야 한다.

 

 

책을 읽으며 얻은것

 

 

자기가 잘 하고 싶은 것에 몰입하는 혼자인 시간을 가지는 그 '외로움'은 인생에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중에 죽을 때 '아~ 진짜 잘 살았다' 이런 생각하며 후회없이 마무리 하기 위해선 내 안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시간이 꼭 필요할 것 같다. 

그 외로움을 어떻게 풀어나가는 지가 제일 중요해 보인다.

 

일단 나는 글쓰기를 조금씩 시작해 보고자 한다.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쓰다보면 정말 내가 하고 싶은게 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저자의 전공인 문화심리학도 참 재밌다는 생각을 해서, 저자의 다른 책도 좀 읽어볼까 한다. 

매력적인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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